파르페 리메이크 리뷰 및 총평 (+감상)

2021. 3. 26. 12:00펌프킨 푸딩

2021년 3월 26일 출시된 "파르페 리메이크"의 총평 리뷰 글입니다.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아쉽지만, GIGA가 신작이라도 낸다는 점에서 만족해야 할지...

 

들어가기에 앞서...

마루네코 3부작의 빅팬으로써, 파르페 리메이크의 출시를 축하합니다.

하지만 "리메이크"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작품의 재탕 요소가 너무 많아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겉보기에는 리메이크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습니다. 네, 겉보기에는요.

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이게 과연 리메이크라는 타이틀을 붙일만한 작품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고, 게임 중간중간에서 2005년 본편보다 못한 모습들을 보면서 "너무 날로 먹은거 아니야?"라는 결론에 다다르고 말았습니다.

 

뱀다리가 길었고, 총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봅시다.

(급하게 쓰느라 놓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세요.)

 

※ 파르페 쇼콜라 세컨드 브류(2005)를 아직 플레이하지 않으셨던 분들에겐 스포일러가 될수도 있습니다.

발매 직전 플레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이 메인 메뉴 버튼 디자인은 아직은 미완성이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자 표현도 없고, 폰트도 밋밋해서 미완성이겠거니 했는데 이게 완성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죠. 깔끔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너무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최소한 그림자라도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요.

 

첫 번째 선택지인 10월 10일, "갑작스런 배치전환" 이벤트의 선택지 화면.

네, 할 말을 잃었습니다(...) 너무 대놓고 재탕이네요.

 

선택지 하나하나의 이미지도 재탕이고, 히로인 별 SD캐릭터 마저도 재탕.

아니, 히로인 스탠딩 CG를 리메이크했으면, SD캐릭터까지 바꿔줘야 할거 아닙니까...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아직 짚지도 않았습니다.

 

선택지와 같이 움직이는 저 검은 점은 무엇인가...

이 시점부터 저는 이미 할 말을 잃었슴다. 재탕을 한 것도 모자라서, 저 픽셀은 도대체...

 

백그라운드 CG 잘라내기의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

뒷배경의 상하가 잘리면서 레아의 키에 비해 문이 너무 크게 묘사돼버렸습니다.

 

보통 현관문의 문고리는 문 밑에서 약 100cm 높이에 있고, 도어뷰 렌즈는 약 130cm 높이에 있습니다.

그럼 레아의 키는 도대체...

 

이 부분부터는 설명하기 좀 어려운데, 기존 파르페의 해상도는 800*600으로, 4:3 비율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기존 4:3비율이 스탠다드였던 모니터 해상도가 16:9로 정착되자, 파르페 리메이크 역시 16:9 비율으로 개발해야만 하는 상황이 와버렸고, 기존 4:3으로 그려진 백그라운드 CG에 좌우로 추가적인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에서, GIGA가 결국 내린 선택은 기존 4:3 이미지의 상단과 하단을 잘라내서(!) 16:9로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제작비도 절감하고, 개발도 빨라지고 일석이조라고 생각했겠지만... 정작 중요한 장면에서 위 이미지와 같은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모든 백그라운드 CG가 위와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 2015년에 발매된 PS VITA판에서 사용했었던 백그라운드 CG를 재활용(...)하면서 4:3에서 좌우로 그림을 더 그린 16:9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긴 합니다만...

 

하지만 이 점 역시 기존 이미지의 재활용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발견되는 여러 작붕들...

 

리카코는 얼핏 보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지만, 코 위치가 너무 눈에 밟혀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유이는... 왜 이쪽을 죽은눈(동태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인가...

 

멀리 있다는걸 감안해도 과할 정도로 작게 묘사된 미즈나.

이 장면에서 저는 생각하는 걸 그만두었습니다.

 

(미술 쪽은 잘 모르지만) 원근감을 잘못 표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늘 했었던 말이지만, 이미 4:3으로 꽉 차 있던 그림을 억지로 16:9로 늘리다 보니 이런 참사가 벌어진 게 아닐까 싶네요...

 

 

팔레트 메이드 카페 & 파르페 리메이크 콜라보 소식.

3월 22일 기준, 일본의 메이드 카페인 팔레트 메이드 카페 (Palette maid cafe)와, GIGA의 "파르페 리메이크 콜라보"가 진행중입니다. 해당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는 3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수량한정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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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를 제일 당황케 한 오므라이스의 케첩 초상화 표현.

리메이크판에선 케첩을 표현한 게 맞는지도 솔직히 의심스러울 지경.

 

한마디로 정리하겠습니다.

네코냥이 비싼 타블렛으로 그린 그림보다, 메이드 카페의 메이드 씨가 케첩으로 그린 그림이 훨씬 낫습니다.

 

솔직히 더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같이 있지만, 아직 갈길이 머니까 줄입니다..

 

자 CG 쪽은 충분히 짚었다고 생각하니, 이제 다른 문제로 넘어가 봅시다.

 

기본적으로 파르페 리메이크에서 바뀐 것은 2가지밖에 없습니다.

개선된 UI와, 인게임 그래픽 두 가지입니다만, 먼저 UI의 경우에는 이번 작품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쌓아 올린 그런 UI가 아니라, 그나마도 기존 GIGA의 작품에서 사용됐었던 (특정하자면 로얄 스위트 컬렉션) UI를 복붙 한 수준이고, 인게임 그래픽 역시 캐릭터 스탠딩 CG와, 이벤트 CG 이외에 바뀐 것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그나마도 (위에서 설명했듯이) 백그라운드 CG는 PS VITA판의 파르페에서 가져온 것이고, 새로 그린 이벤트 CG 역시 기존 파르페에서 (구도 변경이라던지)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외에는 모든 것이 재탕입니다.

보이스 재탕이고, BGM 재탕이고, 스토리는 바뀐 게 아예 없습니다. (기존 파르페의 스토리 라인과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은 하지 못했습니다만, 스토리의 틀 역시 기존과 똑같았고, 결말 역시 똑같았습니다.)

 

애초에 보이스 변경이 없는데 어떻게 변경된 스토리가 있겠습니까(...)

 

CG 쪽에 대해서 한마디 사견 덧붙이자면, 기본적으로 파르페는 현실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때문에 기존 파르페 역시 차분한 느낌의 화풍으로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리메이크판에서는 현실에 있을법한 이야기에, 화려한 애니메이션풍의 작화를 사용하였습니다.

때문에 묘한 이질감이 끊임없이 느껴졌고, 그마저도 백그라운드 CG는 재탕이라 마치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따로 노는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거기다 히로인들의 스탠딩 CG는 묘하게 발랄하고 역동적이라서 위화감에 더욱 불을 지폈고요.

 

개인적으로 바랬던 리메이크?

스토리를 싹 갈아엎는 완전한 리부트는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GIGA가 의욕에 넘쳐 리부트를 진행했다 하더라도, 마루토 후미아키식 스토리텔링의 높은 벽을 넘기는 힘들었을 테니까요. 만약 다른 작가가 투입되어 리부트가 되었을 때 GIGA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후미아키가 썼다면 좀 더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다."가 고작이었을 겁니다.

 

(이미 전례가 있습니다. 포세트에서 후미아키가 아닌 다른 작가가 쓴 스토리는 평이 별로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리메이크라는 타이틀을 붙일 생각이었다면, 그에 걸맞는 최소한의 성의가 필요했습니다.

 

SE판(스탠다드 에디션)의 히로인을 리메이크판에서도 공략 가능하게 만들거나, 새로운 성우를 고용하여 인게임 보이스를 새로 녹음한 뒤 듀얼 보이스를 지원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또는 시대적 배경을 기존의 2004년에서 2021년으로 옮겨와서 스토리를 재해석하는 방법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집전화를 쓰는 장면을 스마트폰을 쓰는 장면으로 바꾸거나, 라인(LINE, 메신저 앱)을 통해 문자를 주고받는 장면을 넣거나, 손님들이 계산할 때 현금이 아닌 카드로 계산을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을 바꿔버리면, 파르페의 전작인 쇼콜라가 등장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특히 레아 루트에서 카메오 출연할 미도리가 2021년에 등장하려면 큐리오에서 일한 지 20년이 넘어야 한다던지...) 부분 각색으로는 부족하고, 완전한 리부트로 가야 한다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래서 어렵고, 저래서 힘들고 하는 이야기는 무의미합니다.

파르페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라는 타이틀이 붙은 "상품"이고, 그 상품의 초회판에 9,800엔이라는 가격을 붙였다면 그에 걸맞는 결과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파르페 리메이크는 UI와 인게임 CG를 바꾼 게 전부입니다.

거기다 해상도 개선과, 최신 OS 호환은 기껏해야 패치로 해결해도 될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GIGA는 또다시 파르페 리메이크의 PS 이식판이다, PS 이식판의 PC 이식판인 스탠다드 에디션이다 하며 또 팔아먹을지도 모릅니다. 당장 내년만 돼도 "파르페 리메이크 리오더"를 발매할 지도요.

 

자, 총점을 매겨봅시다.

성의가 있었냐 없었냐 하는 주관적인 점은 일단 제껴두고, 리메이크 덕분에 파르페를 처음 플레이하게 될 사람들에게는 스토리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마루토 후미아키가 이쪽 업계를 떠난 지 오래되었다고 하더라도, 후미아키는 마루네코 3부작과 화이트 앨범2의 각본을 쓴 전설적인 시나리오 라이터니까요.

 

하지만 타이틀이 "리메이크"인 만큼, "리메이크"에 대한 점수를 주자면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 겁니다. 개인적 사견으로는 리메이크라는 타이틀이 왜 붙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게임 그 자체에 대한 점수를 매긴 뒤, 리메이크에 대한 점수를 합쳐서 평가를 하였습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점수, 10점 만점에 7점.

리메이크로써의 점수 1점을 감점하여 총점 6점.

 

파르페를 처음 플레이하는 분들이라면 8점, 혹은 9점이라는 점수가 아깝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스토리만큼은 최근 출시되는 게임보다 훨씬 좋았으면 좋았지 결코 못하진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묘하게 발퀄인 CG들이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스탠딩 CG와 백그라운드 CG가 따로 놀고, 그나마도 히로인들의 스탠딩 CG는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고 발랄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벤트 CG 역시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호불호의 영역에 놓기도 어려운 몇몇 CG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인체 비율이 영 안 맞는다던지, 자세가 이상하다던지...)

 

여기에 리메이크 작품으로써의 성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 역시 크게 작용했습니다.

 

위에서도 이미 설명했듯이 바뀐 게 전혀 없었다는 점이 주요 감점 요인이었습니다. 새로 제작된 오프닝 무비는 말로만 신규 제작이지 영상 구성 자체가 기존과 거의 똑같았고, 인게임 BGM 역시 재탕이고, 새로 그린 이벤트 CG는 구도도 똑같고 히로인들의 포즈 역시 똑같았습니다.

 

이외에도 보이스가 재탕이므로 스토리 역시 똑같았고, 신규 보이스가 없으므로 신규 단편 스토리도 없었다는 점 등등이 감점 요인들이었습니다. 사실상 이 정도 혹평이면 1점 감점이 아니라 2점, 혹은 3점 감점을 매겨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마루토 후미아키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해두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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